가을 그리고 후회
석정헌
지난날
소리뿐인 설움 겨워
가슴 찢고 샅샅이 뒤져 봐도
구석에 쪼그리고 앉은 우울과 허무뿐
억울함에 오만을 앞세운 마음
끝날을 날카롭게 세우고
세월을 원망하며 이를 악물지만
야속한 하늘 높기만 하다
맨손으로 겨누던 과녁마져 희미해지고
아무 준비도 못하고 떠나갈 길
그마져도 힘없이 놓아버린 지금
밀려오는 것은 후회뿐
안타까움에 풀어 헤친 가슴
퍼렇게 멍들어 쓰라리고
푹 숙인 고개
흙바닥에 죄없이 박힌 돌만
발끝으로 툭툭 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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