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백자

석정헌2015.09.20 05:29조회 수 42댓글 2

    • 글자 크기



      백자


         석정헌


오백년 하늘아래

고이 빛어 내린몸매

불길 뜨거운 가마 속에서

흰눈 쓰고 태어난

고와라 그자태

쉬지않는 숨과 봉한 입으로

먼날을 지나 왔건만

시들지 않는 우아함과

차가운 아름다움 속

방금 친듯 묵향 가득하고

모진 풍상에도 고고히 견뎌낸 솔

어느 기생의 치마폭에 처올린 듯 한 난은

아직도 진한 송진 냄새와

은은한 난향에 아련한 어지러움

켜켜이 쌓인 영과 욕의

그림자 뒤로 바람 지나 듯

오지게도 눈치없는 지난 세월

아직도 백자는

고고함을 잃지 않았지만

그렇게 자리 잡지 못하고

덫없이 르르는 세월만 내려다 본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일신의 고뇌와 상처에 대한 상념들이

    감상하는 자를 오래 시달리게 하시더니(죄송, 성숙시키는 역할도 있어요)


    주위의 소박한 소재를 대상으로 담담하게 서술하시는 '백자'는 오히려 제 스타일임을 고백합니다.

    백자와 쳔년 솔 에서 '백과 녹색'의 대비가 보여 시각도 즐겁네요.

    즐감

  • 석정헌글쓴이
    2015.9.21 13:48 댓글추천 0비추천 0

    졸작에 과분한 평 항상 감사 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09 부끄런운 삶1 2020.07.31 46
708 저무는 길2 2020.03.30 46
707 석유와 코로나19 2020.03.26 46
706 차가운 비1 2019.12.14 46
705 잠을 설친다 2018.12.10 46
704 그 모양 그 꼴로 살아갈 것이다 2018.03.07 46
703 October Fastival 2 2017.10.16 46
702 구름 흐르다 2015.02.23 46
701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2015.02.14 46
700 배롱나무1 2022.09.16 45
699 7 월을 다시 맞은 어느 늙은이3 2021.07.01 45
698 참빗3 2020.10.06 45
697 잠을 청한다2 2017.09.16 45
696 6월말2 2017.06.19 45
695 짧은 노루꼬리를 원망하다2 2017.04.04 45
694 잃어버린 얼굴1 2015.12.05 45
693 오월 2015.05.30 45
692 분노1 2022.07.19 44
691 지친 나에게4 2021.12.27 44
690 인연3 2020.08.29 44
이전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