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석정헌
그날이 그날
푹푹 찌는 더위는
아무 말없이 내머리 위에서 머문다
염소의 뿔도 녹아 내린다는 대서
담벼락은 땀을 쏟아내고
기억에서 멀어질 수 없는 옆집
뱉어낼 수 없는 아픈 이빨
바람 한점 없는 축처진 나뭇가지
돌아갈 수 없는 땀에 젖은 담벼락
그런 기억의 상자 위에는
제자리 걸음하는 시계바늘
땀에 젖은 상자만 쌓여 간다
열지 못하는 상자와
끌어 안고 싶은 그리움
그리고 아픈 이빨
그래도 보일 듯 말 듯
기묘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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