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6
석정헌
남은 미역국 받아논 밥상
반찬 투정에 눈홀김 받고
깔깔한 혓바닥 국물만 몇술 넘기고
내려선 뜨락에 쌀쌀한 날씨
이제 정녕 가을로 들어선 모양인가
서러운 마음에 올려다본 하늘 높고 푸르다
해바라기 뽑아내고 패인 자리
이리저리 옆의 흙
발로 덮어 고른다
어딘가 숨겨진 씨앗
꽁꽁언 땅속에서도 견뎌내고
다시 봄이오면
땅속 헤집은 여린싹 하늘거리다
뜨거운 계절 되면
억센줄기 큰잎에
꽉찬이빨 둥근얼굴로
태양에 맞서겠지만
가을에 들어선 우울
나는
그저 허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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