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조동안
햇빛에 그을린 구리빛 피부에
촌티가 가득했던 그 모습
내가 기억하고 있는 첫인상
국민학교 4학년되던 해
우리의 만남이 시작 되었지.
도시의 한 구석에서
우물안의 개구리마냥 지내던 때
너를 통해서 많은 경험을 했었지.
네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던
'검정 고무신'예찬에 빠져...
멀쩡한 신발 다 닳게 만들어
'검정 고무신'의 첫경험을 만들어준 친구.
지금까지도 먹어 보지 못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오디'라고 하는 열매가
뽕나무 열매라고 하는 것을 기억하게 했던 친구.
우리들의 영웅 '이소룡'을 따라하며,
엄지 손가락으로
멀쩡한 코가 비뚜러 지도록 밀어 내며
'아비요-, 아비요'를 외치며,
한바탕 즉석을 대결을 펼쳤던 기억을 공유한 친구.
같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걷기 싫어 버스타고 가지고 우기던 나에게
시골에서는 이 보다 더 먼 길을
자기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다닌다면서
시간반 가는 거리를 끝까지 끌고 다녔던 친구.
함께 숙제도 하고, 함께 공부도 하고,
함께 운동도 하고, 함께 고민도 하고,
참 많이 싸우기도 하고 화해도 하며
함께했던 시간만도 벌써 40년이 다 된 친구.
내가 기뻐 잘 살때 너를 기억하지 못해도
내가 힘들어 어려울때 너를 생각했듯이
네가 기뻐 잘 살때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네가 힘들어 어려울때 나를 생각해던 친구.
요즘들어 부쩍 많이 자네 생각하는 것이
이민의 삶에 지쳐가는 나 때문인가 했는데...
갑자기 날라온 자네의 메일을 읽어가며,
네게 다가 온 어려움이 너를 힘들게 하고 있었구나.
병상에 누워 있는 너를 감히 이해한다 말 할수 있겠냐만은
가슴이 아프고 속이 쓰려옴은 어쩔수 없구나.
친구야! 흐르는 눈물 뉘라서 막을 수 있을까
친구야! 나오는 눈물 참지 말고 흐르다 흐르다
가슴에 품은 눈물 다 마르면 우리 한 번 옛날을 기억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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