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올라 온 케이블카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상의 여기 저기를 카메라를 들고 또는 셀폰을 들고 서로들의 모습을 찍어가는 분줄함이 시작될 무렵, 아내와 함께 한 토요일 아침의 여유를 정리하고 우리는 산아래로 내려갈 채비를 하고 사진을 몇장 더 찍고는 내려 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큰 소리로 수다를 떨진 않았지만, 거친 숨소리를 내며 오르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아침 인삿말과 함께 눈인사를 나누며 내려갔다. 여전히 바닥에 보이는 작은홀에 대한 궁금증을 간직한체 조심스러이 내려오며, 주변의 특이한 곳을 찾아 사진 몇장을 더 찍어 두었다.
바위 사이에서 자라난 나무의 뿌리가 드러나 오가는 사람의 발길에 채여 생긴 뿌리의 모습이지만 세월에 잘다듬어지고 왁스를 칠한 것처럼 윤이 나는 것이 내 눈에는 오히려 귀한 모습처럼 보였다.
강한 바위틈새를 비집고 나와 커다랗게 자리를 잡은 나무들이 여기 저기 보이기 시작했고, 초입의 기차길을 지나면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연상케 하는 철길을 보면서 ‘내가 가지 않았던 길’을 잠깐 생각케 하는 순간이었다.
산 밑의 주차장은 이미 가득 차여져 빈 공간을 찾아 다니는 늦둥이 차량 사이를 지나다 갈대와 단풍이 잘 어우러진 곳에 아내의 모습을 담고는 같이 한 사진이 없어 셀카로 부부의 모습을 한번 더 담았다. 주차한 옆에 보라색 꽃이 너무 예뻐서 한 컷을 찍는 중에 이 계절에 뜬금없이 피어 난 들국화가 눈에 들어와 반가운 마음으로 한 컷 더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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