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연유감
조동안
이틀 동안 집에서 푸-욱 썩었다.
갑갑한 가슴 토해 내면
썩은 가래 한 덩이 떨어져 나간다.
하루를 10년 같이 지내다,
20년의 세월을 보내고 온 것 처럼
월요일 출근한 사무실의 모습이 낯설다.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썩은 고기 덩이의 느낌은
거친 숨소리로 눌러 버린 듯
머리는 점점 더 무거워 지고
뽕 맞은냥 정신은 혼미해 진다.
찾아오는 삶의 두려움이
금연을 생각하면서도
닥쳐 있는 현실의 고민으로
슬며시 주머니에서
담배 한개비 꺼내어 입에 문다
힘주어 빨아드린 한 모금
가슴에 품은 한 숨과 함께
휘~ 불며 내뿜어 버린 줄 알았는데,
역겨운 니코틴 냄새와 함께
입 속에서 여전히 맴돌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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