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裸木)
淸風軒
뭐 그리도 속이 비었길래
바람에 펄럭이는지
생(生)을 마감한 영혼(靈魂)이
속세(俗世)를 떠나 하늘나라 가듯
쏟아지는 낙엽비
초겨울의 아침이
을씨년스럽다
맺었던 한 때의 인연(因緣)도
끊긴지 오래던가
벌거숭이 가지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발치에 널부러진 주검을
삭풍(朔風)에 서걱거리며
슬퍼도 울어예니
혹여(或如), 돌아올까
애타는 기다림
황량(荒凉)한 숲속
쓸쓸한 나목(裸木)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2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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