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
석정헌
은빛 머리카락 휘날리며
억새 바람타고
너무 깊이 들어와 버린걸까
놓아버리면 멀어질 것 같은
어쩌다 사랑할 수 있지만
결코 소유 할 수 없는 여인
마셔버린 종이컵 속의
커피 자국 같이
짙은 갈색 향으로만 남아
추억을 들추는 여인
다른 삶이 서로를 갈라 놓아
아픈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가을날 울음빛은
붉은 단풍에 젖어 들고
무심한 한때
없는 듯한 늙은 슬픔은
언제나 내 몫이 되어
그저 나무 토막처럼 누워 하늘을 본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