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라 마디간
석정헌
코발트빛 하늘
길게 뻗친 들판에
색색연연한 몸매의 흐드러진 야생화
바람에 밀린 잠자리 자리 잡지 못하고
하얀나비 꽃을 찾아 나풀거린다
소슬한 바람은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안단테가
우아하고 애처롭게 흐르고
엘비라 마디간을 향한
식스틴 스파레의
마지막 총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하늘거리는 야생화 아름답고
자리 잡지 못 한 잠자리
꽃을 찾는 나비 애처롭다
돌아온 가을 마다
왜 이리 아름답고
왜 이리 허무한지
오늘도 잠자리 날고 나비 나풀거리는
이름 모를 야생화 흐드러진 벌판
내다보는 눈매에
이제 막 벗어 나려는 나비
두발의 총성
정지된 여인의 처연한 자태
아련한 그리움
시린 눈물 글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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