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품은 술
석정헌
맑은 병 속의
푸른 듯 노란 황금빛 액체
그 우아한 빛
어디에 숨겨둔 것인지
쓰디쓴 맛
그러나
혀 끝에 감도는 묘한 느낌
몸에 좋다는 욕심에
무리하게 마신 술
밤새 끊어진 머리속
찌부듯한 몸
비틀거리며 일어서
마신 차가운 물
약간은 돌아온 정신
머리 한번 흔들고 맞이한
11월의 첫날
하늘 조차 내려앉았고
부슬거리는 비
밀려오는 펜데믹의 불안감
찌푸린 하늘 한참 올려보다
온몸에 힘 한번 주고
두손 번쩍 들며
미끄러운 숲길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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