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라
석정헌
얕은 바람은
활짝 연 자색 꽃속을 걷고
하나둘 떨어지는 꽃잎
가만히 내려 앉아 가로를 휘젓고
자태를 뽐내고 싶은 여신
계절을 재촉 한다
새록새록 돋아나와
슬그머니 펼쳐 보이는 노란촉
추운 벽을 무너뜨리고
진달래 불러들이려
쏟아지는 볕 뜨거운 오후
이름 모를 열매 양손으로 잡은
다람쥐 눈망울에 햇살은 부시고
턱 고 우고 엎드린
그지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휴일
그러나 4 월의 심통은 남아있고
뜨락의 소나무 그림자
아직은 낮은 햇빛에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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