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하늘
석정헌
검은 구름 바쁘게 날아 다니더니
꼬깔 긴 모자 쓰고
빗자루 탄 마귀 할멈
어슴푸레한 달빛을 쓰처 지나고
하늘을 검은 장막으로 가리더니
천둥 번개 동반한 소나기
지붕을 시끄럽게 때린다
제법 여문 가지 섞인 이파리
빗물에 섞여 바닥이 어지럽다
한참을 쓸어내다
허리 한번 펴고 쳐다 본 하늘
빗자루 끝으로 찔러 본다
국어책도 손가락도
파랗게 물 들이며
쏟아진 잉크 같은
푸른 하늘의 어린 시절
살며시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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