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두 번은 없다

이한기2024.07.01 19:30조회 수 15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두 번은 없다

- Wislawa Szymborska -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 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Wislawa Szymborska*

 (1923~2012) 

Poland 여류 시인

1996년 노벨문학상 수상.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8 기사와사(起死臥死) 이한기 2024.07.09 15
437 묵상(默想) 이한기 2024.07.11 15
436 이승하 시인의 ‘내가 읽은 이 시를’(333)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김일태의 「만다꼬」 관리자 2023.12.02 16
435 바보같은 삶- 장기려 박사님의 삶 관리자 2023.12.03 16
434 죽음을 향한 존재(Sein-zum-Tode)-철학적 계절, 12 관리자 2023.12.05 16
433 제임스 조이스 첫 시집과 새 번역 '율리시스' 동시 출간 관리자 2023.12.16 16
432 밥풀 - 이 기인- 관리자 2023.12.17 16
431 첫 눈 - 이승하 관리자 2023.12.17 16
430 12월엔.... 송원 2023.12.21 16
429 간조 - 민구 시인- [책&생각] 세밑, 마흔살 시인의 이토록 투명한 청승 관리자 2023.12.22 16
428 코미디언 양세형, 시인으로 인정받았다…첫 시집 '별의 집' 베스트셀러 기록 관리자 2024.01.08 16
427 1 월 관리자 2024.01.16 16
426 이 나라가 한국 라면에 푹 빠졌다고?…수출국 3위로 떠올라 관리자 2024.01.18 16
425 언젠가는- 만해 한용운- 관리자 2024.01.26 16
424 할매 언니들이 꽉 안아줬다…불타고, 맞고, 으깨진 시인의 세상을 관리자 2024.01.27 16
423 김소월 개여울 해설 관리자 2024.01.29 16
422 Monument Valley (Navajo Tribal Park) in Arizona/Utah , Arches National Park in Utah 관리자 2024.02.11 16
421 그대를 처음 본 순간 - 칼릴지브란- 관리자 2024.02.12 16
420 함께라서 행복하다 - 이 강흥- 관리자 2024.02.13 16
419 사랑의 향기 풍기는 사람 관리자 2024.03.05 16
이전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32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