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誕生
유옹 송창재
시詩는 무엇이다가
내게서 났을까
밤에 꾸는 꿈이었을까
낮에 쓰는 백일몽이었을까
Cleopatra였을까
Caesar였을까
사랑과 미움을 한 글에 담아
그리워서 잊으려
단번에 쓰고
보고 울다 웃으며
마르면 쓰고
시詩는
울긋불긋 제 멋드러진 추상화
Picasso의 Pierrot이다.
굴렁쇠 굴리던 손 놓고
하늘을 보고
겨드랑이 목발 세워
춤추게 하고
이 밤
외론 술잔과 대작對酌하며
들려오지 않는
권주가(勸酒歌)에 답창答唱하며
장진주사 응얼웅얼 읊어
한 잔 먹세 그려
또 한 잔 먹세 그려
권勸커니 잣커니
그림자 임 삼아
시인詩人은
피곤하고 외롭고 지쳐서
시詩는
죄인인 양 고개도 못 쳐든다.
그 자식 만들고자
이 밤에 뒤척이며
포악暴惡한 욕정欲情을
승화昇華시켜 끙끙거린다.
옥동자(玉童子)는
살이 찢기는 산고産苦의 정성이다.
그것은 대낮에 꾸는 예쁜 꿈이다.
시詩는
괴롭겠다
그런 시인詩人과 함께 해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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