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석정헌
하늘이 내려주신
방울방울의 비
천지를 후려 때리는
소나기일 수도 있고
비인지 안개인지도 모를
는개비일 수도 있지만
종래는 나무에도 내리고
큰바위 이끼 위에도 내려
한 곳으로 뭉쳐
물이되어 흐른다
막히면 서로 협력하여
밀어 넘쳐 흐르고
때로는 절벽을 뛰어 내리지만
좁으면 좁은 대로
몸 붙어 흐르고
넓으면 넓은 대로
가슴 활짝 펴고 흐르는 물
모진 추위에 얼어버리기도 하지만
구태여 유별나게 움직이지 않아도 좋다
그저 묵묵히 흐름에 순응하여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때로는 졸졸졸
때로는 콸콸콸
그리고 침묵으로도 흐르는 물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물처럼 흐르는 대로 순응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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