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가슴
석정헌
머리에 인 하늘 손바닥으로 가리고
온사방은 전부가 벽인 것을
겹겹이 쌓인 어둠 속에 거친 마음 새겨 놓고
꼭다문 입술로 한을 물어 보지만
벽사이 벌어진 틈새로 스며드는 광선은
나의 두눈을 찌푸리고
가뿐 호흡 진정 시키드니
먼지에 섞인 따사로움
멍으로 맺힌 가슴 쉴새없이 쓰다듬어
종래는 검은피 쏟아 내리고
상처 받은 아픈 마음 훌훌털고
비틀거리는 두다리 힘을 준다
모든 벽을 허물고 벌떡 일어서지만
가슴에 남은 걸레 같은 상처 아픈 기억은
그나마 떨리는 두손으로 보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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