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 지
유당/박홍자
검은 가지 위에 앙상하게 담겨 있는
새의 둥지가 보인다
첫 새벽 부터 그렇게 지져기드니
텅 빈 그곳엔 무엇을 남겨 놓고
어디로 갔을 가?
정처 없는 그들의 삶은
구름처럼 어디로 멀어저 갔나?
싱그럽던 여름 숲 속의 성찬식을
거나 하게 차리 더니. 낙엽의
무제한 추락을 미련 없이 접어 두고
깃털 몇 개 남겨 놓고 누구를 찿아
자취를 감추었나
온갖 생명의 소리
자연의 소리가
잠적한 둥지는
서글픈 동짓날
긴밤의 한숨 만 길어 올리고 있구나
그리운 게절의 호화 로움이여
그날을 위한 인내의 오늘을
난 또 어떻게 견디란 말이냐.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