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락
裕堂/박홍자
"애기씨?
"승기네 할머니가 나를 부르는 명칭이다
"강아지가 발을 만졌다고"
"승기 할머니는 나를 업고 마실을 갔는데
그곳의 강아지가 업고 있는 내발을
입으로 할튼 것을 집에 돌아와서
내가 말을 한 것이
"강아지가 내발을 만졌다고" 했다는 말에
승기 할머니는 내게 늘 강아지가 만진 애기씨라고
별명이 있게 된 것이다.
많이 아프고 잘 걷지도 못 하니 이할머니의
등에 업혀 다니면서 동네 방네의
이런 저런 경험을 할머니 등에서 많이
눈으로 얼굴도 익히고 다섯살 즈음의
기억들이다
넓고 큰 뜨락이 유일한 나의 놀이터 였고
걷지를 못하니
늘 기어서 겨우 엎드리는
자세만 취하며 조가비 몇개를 쥐고
놀았던 그곳
아주 옛날 옛적의 시절 늘
꿈속을 더듬고 있다
활련화꽃 빼곡히 비가 와도
꽃잎엔 빗물이 동그라미 되어
흘러 네리고
키다리꽃 해바라기를 좋아
하시던 엄마는
울타리 빼곡히 꽃씨를 한웅큼
물고 웃으며 서있던 그시절
꿈의 나라
내가 좋아 하던 그 뜨락
그립고 그립다
아침이면 마루 밑 장작을
엄마가 여러개
누렁이는 긴 장작을 물고
부억으로 물어 나르고
아궁이 장작에 불을 지펴
무쇠솥에 하얀 이밥을
하시던 엄마의 옆엔
큰꼬리 치며 웃으며
따라 다니던
우리집 큰 진도개 누렁이.
사냥을 다녀 오신
아버지의 총에
매달였던 꿩 몇마리는
그뜨락에 줄지어
있었던 옛일
어릴적 그뜨락이 날
그어린 시절로 데리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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