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서리 하나 둘 모여
성애 담요를 차비할 즈음
우리는 사과즙을 내려 잔을 채웠다.
손님들이 자리를 하자
우리는 자리를 털고
파티를 준비했다.
커피에 크림 더하듯
의례적인 것들이 지나가고
글동지들이 훈장을 받는 시간이 되며
파티는 절정을 달렸다.
다른 이의 아픔을 다독거리던 간호사 딸은
아버지를 기억하는 찬부가를 외웠고,
우리들의 삶을 윤활하던 공학도는
기쁨의 향연으로 고단한 우리를 위로했다.
습관처럼 무의미한 그러나 운명같은 도시락을 나누며
파티가 커튼 속으로 사라지자.
익명의 손님들이 앉았던 자리는
눈물겨운 감사가 소박한 도시락속 갈비덩어리처럼
남아 있다.
초승달 빛이 내려 앉은
은빛머리를 구구대며 헤어져 오는 길,
초겨울 바람이 옆구리를 휑하니 돌아 간다.
*글쓴이 노트
나이 탓인지
모든 절정의 끝에 만나는 것들은 페이소스 그런 것들 이다.
성품 탓이라고 맘을 고쳐 먹는다.
행사가 끝나니
추수 끝난 들판에 서있는 듯 휑한 마음이다.
작은 전투를 치른 듯
함께 한 이들의 노고가 전우애처럼 아련히 남는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