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쉽게 쓰여진 시 - 윤동주-

관리자2024.01.02 18:23조회 수 6댓글 0

    • 글자 크기

 

 

 

 

 

쉽게 쓰여진 詩

 

- 윤 동주-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六疊房은 남의 나라、

 

詩人이란 슬픈 天命인줄 알면서도

한줄 詩를 적어 볼가、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學費封套를 받어

 

大學 노ー트를 끼고

늙은 敎授의 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홀로 沈澱하는 것일가?

 

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詩가 이렇게 쉽게 씨워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六疊房은 남의 나라、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慰安으로 잡는 最初의 握手。

 

一九四二年六月三日

 

 

 

쉽게 씌어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1942년 6월 3일

 

 

 

2024년 1월 2일 화요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할매 언니들이 꽉 안아줬다…불타고, 맞고, 으깨진 시인의 세상을 관리자 2024.01.27 9
112 민족대표 한용운 선생… '님의 생가'를 찾아서 관리자 2024.01.26 9
111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4] 사랑 관리자 2024.01.22 9
110 웰빙 - 한 백양- : 신춘문예 - 시 [2024 신년기획] 관리자 2024.01.02 9
109 삼순이 - 정찬일- 관리자 2024.01.02 9
108 대학 시절 - 기 형도- 관리자 2024.01.02 9
107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모두 비가 샌다 송원 2023.12.03 9
106 추억의 가족사진과 고향집 관리자 2024.07.03 8
105 동방의 등불 -타고르- 관리자 2024.06.06 8
104 Have a Safe Memorial Day! 관리자 2024.05.28 8
103 아내와 나 사이 - 이 생짖- 관리자 2024.05.27 8
102 오월 - 피 천득 관리자 2024.05.22 8
101 “이게 월뭬만이에유~” 충청향우회 효도잔치 마련 관리자 2024.05.22 8
100 4월의 노래 - 박 목월- 관리자 2024.04.22 8
99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백선 관리자 2024.04.18 8
98 지갑속에 담긴 사랑 관리자 2024.04.18 8
97 [태평로] 김혜순 시인이 세계에 쏘아 올린 한국詩 관리자 2024.04.10 8
96 할미꽃 (白頭翁) 관리자 2024.04.10 8
95 겨울비 내리는 애틀랜타에서 김태형 관리자 2024.04.08 8
94 아무 꽃 - 박 재하- 관리자 2024.04.08 8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