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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노화

keyjohn2016.04.15 08:47조회 수 5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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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Mall에서

사람들이 만드는 생기는 과하다.


매장에서 여과없이 흘러나오는  

빠른 템포의 음악에


아이들은 엉덩이를 흔들며 들뜨고

나는 머리를  흔들며  어지러워 한다.

 

-이 셔츠 요즈 뜨는 아이템이야

-야 근데 너무 비싸다

 

-내 바지 너무 끼는데

 이 걸로 하나 사줘

 -이번 달 적자야 이걸로 끝내 오늘은...

 

딸과 아내는 두시간 째

물건 고르느라 삼매경이다.

 

-아빠 티 셔츠하나 사줘

 맨날 같은 것 입어서 보기에도 지겨워

 

 덩치 큰 흑인 아줌마와 부딪혀 반 쏟은 커피잔들고

그림자로 따라 다니는 애비가 걸렸는지

 딸이 인심을 바겐세일한다.

 지돈 쓰는 것 아니니 폭탄세일인들 못할까...


-옷장에 걸린 옷으로

 저승길 래드카펫 깔고도 남으니

 내 것은 신경끊어 했더니

 

아내는 재수없는 소리한다고 눈 흘기고

아이들은 후하던 인심  바로접고

지들 물건 고르는데 집중한다.

저 정도 집중력으로 공부를 했으면

지금쯤 보스톤에서 박사과정 정도는 하고 있을텐데...

  

샤핑에 열심인 사람들이 부럽고 아름답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깨는

허무와 고단이 범벅된 샤핑백으로  무겁기만 하다.

 

*시작노트

진심으로 옷사는게 재미없다.

몇년째 안 입어 본 옷들도 클라짓에 제법있다.

그래서 옷투정하는 아이들에게

지청구도 덜하게 된다.

옷투정도

한 때이고 삶에 대한 열정이라 생각되어...

 

입는 것은 '부질없음' 리스트에 올랐는데

먹는 것은 아직인 걸보면

식욕이 무섭고 질기다는 생각을 해보는 봄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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