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White 특수

keyjohn2020.02.29 12:08조회 수 41댓글 0

    • 글자 크기
내 가게 근처 마약상 White가 총맞아 죽었다.
서른여덟 요절에 아이가 열, 아이엄마들 넷이 유족으로 남았다.
그는 긴급상황시 내 가게를 피신처로 쓰기도 했고, 잔돈을 바꿔가기도 했으며,
조무래기 강도들로부터 내 가게를 비호해 주었다.

오늘은 그의 장례식.
남자들은 드레스 양말과 보타이를 사느라,
여자들은 가발과 엑세서리를 사느라 가게가 바빴다.
수십대 차들이 영구차를 따랐다.
내 마음도 두어발자국 영구차를 뒤따르다 돌아왔다.
창밖으로 얼굴을 내민 그의 친구들이 소리를 지르며 열광한다.

죽음과 삶의 경계가 저리도 선명하다.
White는 말이 없고 친구들은 함성으로 그를 보낸다.

누구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고,
누구는 늙은 나이에 그로 하여 돈을 벌었다.

*글쓴이 노트
나를 파피라고 부르던 친구가 죽었다.
그가 틴에이져 때 부터 알고 지냈으니 서로의 흉허물을 
조금은 나눈 사이였다.
그의 아이들이 오면 버블검 한알씩 주어야지.
'땡큐 버블검 파피'소리가 환청된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62 송년 소고5 2019.12.09 92
161 늦여름 소묘5 2021.08.27 42
160 나의 시네마 천국5 2020.02.12 93
159 베가스 유람 혹은 유감5 2020.01.24 72
158 오늘을 산다5 2017.10.06 63
157 뒤로 걷기5 2018.05.26 77
156 cloudline5 2020.01.12 74
155 정답은 없다5 2017.05.04 55
154 불편한 평화5 2022.03.22 46
153 시신 단장사5 2017.05.05 56
152 스모키 마운틴 기행5 2017.02.05 58
151 냄새4 2017.03.30 62
150 시작 그리고4 2015.02.12 148
149 면 도4 2020.12.21 57
148 전화기를 바꾸고4 2018.02.03 42
147 오늘도 드라마4 2016.04.17 98
146 겨울 단상4 2018.12.15 91
145 선인장4 2015.08.14 70
144 Deep4 2020.08.20 73
143 식구4 2021.10.10 3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