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
석정헌
혼미한 정신에 비틀 거리는 육신
어디서 와서 지금 이 궁 앞에서
아름다운 한 여인을 그리며 서 있단 말인가
미인으로 태어 난 것이 죄인지
전생의 업보인지
인륜을 저버린 그 아름다움이
현종의 품에 안기는 패륜을 저질러
자멸의 길로 떠나 버렸지만
아직도 당화청궁에서
고고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깊숙한 초당의 뒷뜰에서
숨어핀 양귀비 화려함을 뽐내지만
꽃은 부끄러워 잎을 말아 올렸고
그 꽃술은
첩첩한 공포의 지옥을 달래고
비굴한 황홀을 맛보게 하는
치명적인 아름다움 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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