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석정헌
폭우 끝에 걸린 태양
그래도 아직은 붉다
태양은 서산을 넘지만
끼니를 때우지 못한 늙은 새
그래도 잊지않고 휘파람을 분다
긴장의 끈을 놓쳐버린 가슴은
점점 무뎌지고
가지 끝에 앉아 휘파람을 부는 새
흔들리는 가지끝에서 퍼득일뿐
가지 사이로 날아오르는 작은달
이제 길마져 잃었나
그래도 부는 휘파람 소리는
남은 기력다한 삶의 외침인가
허공을 비췬 달빛
고통에 섞인
삶의 의지를 꺽어려는 경고에
살짝 반기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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