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
석정헌
떨어진 낙엽 발바닥에 서걱이고
맑고 고요한 것이 참 아름답구나
어쩌면 이른 아침
숲속 낙엽쌓인 이길이 그곳일 것이다
갈라진 석류 빨간알처럼
뚜렸한 그리움이 앉은 자리
이 곳에서 백년을 버텨 왔건만
무엇에 빼앗긴 것 같은 계절
모진 비바람에 거죽은 터지고
기인 세월 하도 힘들어
철이른 낙엽 힘없이 떨어져
벗은 가지는 부러지고
가슴에 난 큰 구멍 생을 위협하지만
상수리 열매 입에 문
다람쥐 들락 거리는 그 곳은
또 다른 생을 위한 안식처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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