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에서
석정헌
먹구름 휩쓸고 지나간 자리
아침 햇살 머금은 하늘 더욱 아름답고
파란 하늘로 활짝 핀 창
때묻은 그대의 손자국
투명하게 닦이어 가고
멀리는 벌써 이른 서설에 희끗거리고
일렁이는 금빛 갈대 사이사이
흐르는 찬바람은
하늘의 구름 조각 길벗이 되고
아프게 흔들리는 그림자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두 눈가에 맺힌 이슬
밷아지지 않는 선혈덩이 같은 슬픔
나도 그대 곁이 그리웁지만
산 꿈이 산굽이를 슬프게 돌아간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