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팔일팔일팔
석정헌
군청색의 짙은 하늘
바쁘게 내려 않더니
기어코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를 붓는다
숨 가쁘게 달려왔던 짧지않은 길
가만히 되돌아 본다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수많은 일들
가슴에 새겨진 많은 분들의
채찍과 격려의 흔적들
어느 것 하나 애사롭지 않지만
무시당한 더러운 기분
떨쳐내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눈 앞에는 무책임한 허공만 검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회한의 밤을 잘게 부수고
배후로 지목되는 모든 것들로
어지럽고 뜨거운 머리
어떤 일을 도모하고 싶지만
다 낡아 얼마 남지않은 갈 날
멍하니 어둠만 응시하다
고열이 식어갈 즈음
스스로 사주한 일이라 생각하고
일팔일팔일팔 중얼거리며
다시 눈을 감는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