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세상은
석정헌
코로나19 가 내린
겁나는 여유
저녁 일찍 끝내고
뒷뜰로 내려선다
옆집과 경계에 자란 작은 숲
이제 퍼렇게 짙어지고
허리쯤에 자란 두어 포기의 가시나무
짙은 그늘 사이 자란 탓인지
이제 겨우 한 뼘도 안 자란 여린 싹
침을 삼키며 주저없이 꺽어
아내를 재촉하여
살짝 대처 내어
초고추장 듬북 찍어
마신 막걸리 한 사발
두릅의 짙은 향기
알콜의 노곤함이
코로나19고 지랄이고
스르르 눈이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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