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bee Island
석정헌
아기 예수의 탄일
무섭게 비가 퍼붓는다
줄기차게 내리는 빗속을 뚫고
다섯시간을 내리 달려 도착한 바다
온통 안개에 묻혀
하늘도 바다도 모래사장까지 하얗다
돌아버린 세월에
길가 꽃밭엔 장미와 유도화 꽃을 피웠고
한여름인양 반소매 샤츠
읏통 벗어제낀 근육남들
간간이 보이는 비키니 수영복의 여인들
팔각 지붕 누각의 웅장함은
지금 까지 내가본중 가장 컸고
출렁이는 바다에 드리운 낚시
내려다본 바다
파도 소리에 어지럽기만 하다
보드라운 모래사장 한켠
지금은 쓰지않는 Life Guard 대기소
풀어헤친 보따리
하얀밥에 잘익은 김치
양념된 깻잎 습기에 눅눅해진 구운김
배고픔이 진수성찬된 늦은 점심
숨어서 마신 고량주 몇잔에
세상을 다얻은 것 같았고
돌아오는 차안 세상사는 이야기
폭소를 터트리고
뚜껑없는 냄비에 끓인 라면 안주 삼아 마신
남은 고량주에 취해 들린 노랫방
크리스마스는 간곳없고
남은 것은 긴 휴일일뿐
죄송한 마음 하늘에 뻗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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