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덧없음에
석정헌
해거름에 길어진 그림자
뭐라고 한 계절을 지껄이다
눈물 젖은 시 한편에
들춘 사랑 안타깝구나
덧없는 인생은
사랑 떠난 매마른 가슴처럼 황량하고
오고 가는 길 가에서
인사도 없이 헤어 진 그 사람
잊어 버려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가슴에 남은
황홀하고 가슴 뛰는 사랑의 자취
그런 사랑의 불씨 다시 일으키고 싶다
사위는 점점 어두워 지고
한물 간 여인의 눈매처럼
축쳐진 어깨 위로 뜬 조각달
늙은 소나무 끝에 걸리면
어슬어슬한 한기 속
흔들리는 하얀 달빛 아래
희미해진 머리 보이지도 않는데
다시 빈잔에 술을 채운다
아직도 혈액 속에 남아 있는 사랑의 자취
한잔술에 뜨거워진 가슴 벌떡 일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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