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7 월을 다시 맞은 어느 늙은이

석정헌2021.07.01 11:02조회 수 41댓글 3

    • 글자 크기


     7 월을 다시 맞은 어느 늙은이


                  석정헌


있으면서 없는 것 같은

한해

반을 뭉텅 떼어버린

7 월의 첫날

얕은 구름 섞인 하늘은

간간이 뿌린 빗방울에

어제의 뜨거움을 잊고

숲은 푸르다못해 검다


무심코 쳐다본 거울속

주름진 얼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팽팽한 간격속의 표정

굽은 허리의 칠순이 훌쩍 지난

강단조차 낡아가는 늙은이

어슬프게 살아온 후회에

내면마져 횡해져

깜짝놀라 휘청 거렸고

이제야 겨우 알게 된 날에

뒷그림자 앞세우고

그 뒤에 숨는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3
  • '반을 뭉텅 떼어버린'듯한 

    지난 6개월에 대한 상실감에 

    푸른 숲이 검게 보이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기원을 찾기는 어렵지만, 우리들은 '세월의 흐름'을 혜택보다는 그 반대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을 봅니다.

    살아가야 할 날이 줄어드는 것에서 비롯된, 다소 염세적 세계관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말은 장수가 하나의 은총이라는 논리도 성립이 되네요.


    새삼 루소의 말을 새겨보며 성수 선배님의 '7 월을 다시 맞은 어느 늙은이'에 대한 변을 갈음합니다.

    '가장 오래 산 사람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니고,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틈만 나면 원근을 가리지 않고 발발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배우자를 만나 다행이다 싶습니다.


    *'뒷그림자 앞세우고

    그 뒤에 숨는다'라는 표현이 오래 마음에 남네요.

  • "어설프게 살아온 후회"에

    누구도 자유스럽지 못할것 같습니다.

    "어제의 뜨거움을 잊고"

    아름다운 이 세상을 훨훨 즐겨 볼까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29 남은 것은 2016.01.13 262
728 남은 것은 그리움 2015.04.30 8
727 낮술 2019.11.16 23
726 낮은 곳으로 2015.02.14 23
725 내 그럴 줄 알았다 2023.01.10 51
724 2017.02.25 72
723 너 잘 견뎌 내고있다 2021.01.16 31
722 노숙자 2016.07.06 71
721 노숙자 23 2016.07.08 36
720 노승 2015.02.23 19
719 노욕 2016.07.06 189
718 눈 온 후의 공원 2017.12.13 42
717 눈물 2015.03.12 29
716 눈물 2019.01.16 27
715 눈물 흘린다 2015.08.24 15
714 눈물로 쓴 시 2016.01.25 30
713 눈물로 채운 빈잔 2016.02.01 29
712 눈물이 난다 2016.03.23 75
711 눈부실 수가 2016.02.22 14
710 눈빛, 이제는 2016.08.30 42
이전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