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참빗

석정헌2020.10.06 09:42조회 수 37댓글 3

    • 글자 크기

    

       참빗


          석정헌


등뒤의 태양은 벌써

중천을 오르는데

앞선 푸른 하늘 듬성듬성 흰구름 사이

갈길 잃은 참빗 닮은 반달은

아직도 구름 사이를 헤메고 있다


허리 굽히고

큰거울 방바닥에 세우고

작은병에 담긴 동백기름

양손으로 하얀머리에 바르며

긴머리 빗어 내리든

할머니 손에 든 참빗

기름에 반짝거리든 

단정하게 쪽진 머리

추석 지난지 벌써 며칠

하얀 반달

참빗 든 할머니가 보고 싶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3
  • 세상은 어수선해도

    반달 닮은 참빗,

    동백기름 바른 할머니 머리같은

    시한구절이 심심한 휴식을 주네요.

  • 옛날을 생각나게 하는 글이네요.

    저희는 참빗을 사용하지 않은 세대이지만

    시를 통해셔 아련히 떠오릅니다.

  • 2020.10.13 04:17 댓글추천 0비추천 0

    와!! 저와 꼭 닮은 할머니의 기억을 갖고 계시는군요 회장님?!

    안동에서 종갓댁 마님으로 평생을 사셨던 저희 할머님도 늘 새벽 4시가 되면 기침하시어

    길게 늘어진 머릴 참빗으로 정갈히 빗어 땋아 올려 비녀를 꽂으시던 그 모습이 어렸던 저로서는

    하도 신기해 할머니댁에 가면 늘 함께 일어나 구경을 하곤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유난히 저를 사랑해주시던 우리 할매가 많이 그리운 하루가 될 듯 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29 지는 2015.02.28 43
728 구름 흐르다 2015.02.23 43
727 회한. 못다 채운 허기 아직도 어머니가 보고 싶다5 2022.01.24 42
726 활짝 핀 오이꽃4 2020.06.06 42
725 으악 F 111° 2019.08.14 42
724 커피 그 악마의 향2 2018.01.09 42
723 눈 온 후의 공원 2017.12.13 42
722 낙엽 함께 떠난 님 2017.09.20 42
721 6월말2 2017.06.19 42
720 눈빛, 이제는 2016.08.30 42
719 커피 2015.12.02 42
718 사무치는 그리움 2015.11.07 42
717 검은 가슴 2015.06.09 42
716 초혼 2015.06.02 42
715 술 있는 세상 2015.03.10 42
714 어린 창녀 2015.02.28 42
713 귀찮다 이제 늙었나보다12 2022.10.28 41
712 Lake Lenier2 2021.07.16 41
711 돌아오지 못할 길1 2021.04.26 41
710 가을을 남기고 떠난 그대 2018.09.21 41
이전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