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쓰러진 고목

석정헌2017.10.20 14:21조회 수 27댓글 0

    • 글자 크기


      쓰러진 고목


            석정헌


강물처럼 흘러가는 세월 속

세상은 온통 혼돈 뿐인데

그래도 하늘은 짙 푸르게 높아 있고

숲은 이리저리 어지러운데

외롭게 버티던

고목 하나가 쓰러졌다


꿈결 같이 흔들리는 삶속에

혼자 숨겨둔 고독과 병마는

육신을 괴롭히고

숨결은 점점 약해지고

가끔 깊은 숨을 들이 마신다


나무는 부러진 가지 사이사이

여름내 푸른 잎을 피우더니

붉은 단풍 앞두고 

약한 비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넘어지고 말았다


양처럼 겸허하게

가슴에는 우뢰를 간직하고

호소처럼 잔잔한 삶을 살았건만

고독과 병마의 씨알갱이 들이

파먹은 육신 검게 변했고

하얗게 남은 작은 부분 부러져

들다만 단풍 그마져 시들어 가고

고달픈 삶 분화처럼 끓던 생

눈빛은 아직도 고통의 눈물 때문인지 반짝 거리고

꽉 다문 입술 할말이 남은 듯 움찔거리다

순간 스치는 얼굴의 평안함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29 마지막 사랑이길 2019.10.10 34
628 마지막 사랑이길 2015.05.12 18
627 마지막 재앙이었으면1 2020.09.14 33
626 마지막 포웅 2015.03.25 106
625 마지막 혼불2 2016.08.17 74
624 만리성 2015.04.09 6
623 만추 2023.11.10 6
622 망각 속에 다시 목련이 2017.02.22 31
621 망향 2016.09.21 35
620 망향1 2016.01.04 23
619 망향 2015.06.09 38
618 매듭 2015.11.12 14
617 매미 2018.07.06 29
616 매일 간다1 2015.02.20 21
615 매일 그리움을 뛰운다 2015.03.19 32
614 먼 추억 2015.03.08 9
613 먼저 떠나는 벗1 2021.09.15 35
612 먼저 보낸 친구 2015.03.19 11
611 멀어져 간 그림자 2015.10.20 17
610 멀어지는 기억 2021.04.19 29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