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란의 짙은 봄
석정헌
대란으로 휩쓸린 온세상
어디라 할 것 없이 어지럽다
햇빛 걸린 하늘을 피해
숲으로 들어서다
숨찬 가슴 진정 시키려 멈춘 걸음
앞을 가로막는 큰 바위
무심코 치켜든 고개
시선은 공교롭게도
바위 틈을 비집은
늙고 비틀어진 소나무에
비치는 빛살과 마주쳤다
얼마나 오랜 세월
이 바람 저 바람에 시달렸는지
굽은 줄기
삐뚜러진 가지
횡한 푸른 하늘
그러나
바위를 웅켜잡은 뿌리
연한 이파리는
미풍을 흔들며
쉼없이 오르는 나에게
잠시 쉬었다 가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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