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있는 세상
석정헌
일흔의 턱 밑에서
별들도 숨어 버린 푸른 하늘 아래
사랑의 진리 마져
힘없는 손아귀를 빠져 나가고
축쳐진 어깨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먼 과거를 돌아 보다 허무하단 핑계로
술 마실 궁리만 한다
뻬갈 안주에는 양장피가 좋고
유산슬은 꽃빵에 싸먹으면 맛나고
왕서방이 맛 있느니 경미반점이 좋으니
정원의 초목은 푸를때로 푸르고
붉은 꽃은 붉을 때로 붉다
온 세상은 수확의 계절인데
술 마실 궁리 밖에 할수없이
늙어 가는게 억울 하지 않느냐
그러나 벗이 있고
술이 있는데 무엇이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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