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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닭개장

석정헌2016.06.26 05:29조회 수 48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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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개장


       석정헌


내일은 식사 당번

회원들의 맛있는 식사를 위해

그렇게 크지 않은

닭 두마리를 사왔습니다


기름 많은 껍질은 힘들여 벗겨내고

뜨거운 물에 잠수 시켜 삶아내어

김이 빠지고 식을때 까지

무우는 싹둑썰어 약간의 간을하고

양송이버섯은 먹기좋게 조각내고

고사리는 물에 불리고

숙주나물은 다듬어 씻어놓고

양파 조그맣게 썰고

굵은파는 쥐어 뜯어서 살짝 대치고

미안함에 도울일 없냐고 물어보다

방해 된다고 면박 받고 부엌에서 쫓겨나

그저 부엌을 기웃 거린다

식은 닭은 뼈를 골라내고

조그맣게 뜯어 큰 냄비에 끓이다가

준비한 갖은 야채 마늘 듬뿍 소금 간하고

고추기름 빨갛게 물들인 냄비

아참

가장 중요한 손맛과 정성도 듬뿍 넣은

닭개장이 끓고 있습니다


허튼 소리에 낄낄대며

땀 뻘뻘 흘리며 맛있게 먹을 

회원들을 떠올리며 

하루 보신은 된다는데 

누가 만리성이라도 쌓을려나

혼자 킥킥데다 핀찬듣고

늦은 시각 이제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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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WOW

    묘사된 레시피데로 하면

    정말 근사한 요리가 될 것 같은데요.


    당번이 되어 의무감으로  준비하신 것이든지

    가족들끼리 한끼를 위해서 든지


    행간에 건강한 삶의 윤기가 자르르하게 느껴지며

    에너지가 전해지네요.


    고달픈 감정의 과잉(제 생각)이 배제되어서

    선배님의 다른 면을 '닭개장'을 통해서

    경험하게 됩니다.

    담백하고 감정이입이 잘되어 쉽게 동화될 수 있는 수작 꽝꽝 꽝!!!


  • 석정헌글쓴이
    2016.6.26 11:15 댓글추천 0비추천 0

    20여명이 정말 맛있게 먹고 남은 것은

    낮에 다시 만나 막걸리 마시려고 가져다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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