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가야겠다

석정헌2015.07.17 13:57조회 수 32댓글 0

    • 글자 크기



    가야겠다


         석정헌


유월염천의 땡볕 아래

몇날을 화사하게 피웠다가

추하게 지는 꽃을 보면서

허무함에 술을 마신다

운명 따윈 믿지 않지만

숨조차 자유로이 쉴 수 없는

실패를 반복하며 지나온 가파른 세월

가슴을 찌르며 달려드는

회환과 우울에 견디지 못해

빈잔 앞에 놓고 나를 마신다

자연의 법칙과 신의 섭리를

거역하지 않았건만

아직도 주위는 온통 어둠에 쌓여있고

떠오를 기척도 없는 달을 기다리 듯

깜깜한 어둠 속을 밝힐 한줄기 빛을 기다린다

기다림에 지쳐 마지막 잔을 든 지금

나는 염천에 털옷 걸친 죄인일뿐

그러나 새벽 이슬에 젖은 한포기 잡초

잎새에 부는 바람따라 흔들리는 삶이지만

남은 길 맨발로라도 묵묵히 가야겠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9 헷갈리는 꽃들3 2020.02.24 149
48 비오는 날 2015.03.19 153
47 별리2 2020.01.30 154
46 벌써 봄인가6 2017.02.04 156
45 아침 풍경 2016.07.10 158
44 엘비라 마디간2 2015.08.26 162
43 우리 엄마들 2017.06.22 164
42 여인 2016.10.20 166
41 질량 보존의 법칙 2016.06.18 171
40 그리움 2016.07.03 174
39 들꽃 2015.10.15 175
38 배룡나무 2015.07.18 176
37 정상 2016.11.02 181
36 아내7 2016.07.25 185
35 거리의 여인 2015.03.19 186
34 노욕 2016.07.06 189
33 앵두 2016.02.23 194
32 바람의 딸 2016.03.09 194
31 추석 2 2015.11.19 197
30 가뭄 2015.06.26 20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