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글인지 그림인지

석정헌2019.06.01 10:11조회 수 50댓글 3

    • 글자 크기


    글인지 그림인지


            석정헌


빈 몸으로 서 있는 겨울나무

손마디가 뭉툭한 나무는

생채기를 벌리고

얼음 밑을 흐르는 개울물 믿고

푸른 잎맥을 만든다


한 계절을 떠메고 갈 것 같았던 기개는

와글와글 거리는 귓가에

눈 앞은 점점 희미해져 버려

정신마져 혼미하여

안간 힘으로 버티는 마지막 계절

멀리서 반짝이는 불빛

머리는 딱딱하게 굳어있지만

이제 막 찾은 감격

아름다운 여인의 미소도 쓰고 싶고

찬 바람 밀고 탁 터진 꽃도

뜨거운 태양 아래 짙푸른 숲도

생을 다한 이파리 붉은 단풍도

벌판 넘어 하얀 산도 쓰고 싶은데

막힌 머리 혼돈 쓰럽고

빈집 담벼락에

낮게 자리 잡은 낙서처럼

무엇인지도 모를 글을 그리고 있다

    

    • 글자 크기
손들어 보시오 (by 석정헌) Fripp Island

댓글 달기

댓글 3
  • 나무가

    어쩌면 

    사람보다 더 진솔할 것 같다는 감동이 전해집니다

  • 석정헌글쓴이
    2019.6.3 07:36 댓글추천 0비추천 0

    나무는 그져 세월 믿고

    잎도 꽃도 열매도 피우며

    묵묵........

    그러나 인간은 (나) 일희일비....

    이제 석양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악을 써는 

    나는

    허무에 안타까움 뿐입니다

  • 그래서 혹자는

    나무를 성자라 하나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글인지 그림인지3 2019.06.01 50
208 Fripp Island 2019.09.03 50
207 배롱나무4 2022.07.08 50
206 마지막 길8 2022.10.04 50
205 창밖에는 2015.02.09 51
204 크리스마스3 2015.12.24 51
203 저무는 역에서 마지막 열차를 기다리며2 2015.12.29 51
202 지랄하고 자빠졌네 2019.05.18 51
201 가을 산에서 2019.11.07 51
200 그리운 어머니1 2020.09.12 51
199 전등사 2020.09.19 51
198 참빗3 2020.10.06 51
197 잃어버린 얼굴1 2015.12.05 52
196 아주 더러운 인간4 2017.08.24 52
195 그믐달2 2017.09.19 52
194 비 오는 날의 파전3 2018.02.07 52
193 Tallulah Falls2 2018.11.05 52
192 봄 소풍 2019.04.15 52
191 차가운 비1 2019.12.14 52
190 부끄런운 삶1 2020.07.31 52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