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배웅
석정헌
무책임한 허공을 바라본다
흰구름은 하늘에서 미동도 없고
내려 쬐는 태양 대지를 달구는데
님은
한줌의 재 되어
그렇게 좋아 하든 호수 위로 보내 놓고
그림자인 듯 앉은 여인
들썩이는 어깨 스쳐
그늘 속으로 날아가는 살팍한 바람
흔들리는 귀밑 머리 쓸어 올리는
손가락이 긴 슬픈 여인
오라는 건지 가라는 건지
고장난 스피커의
검은 레코드 판위를 흐르는 음악처럼
알 수 없는 작은 물결
서툰 배웅에
이별을 내어놓기 위해 흐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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