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쓰러진 고목

석정헌2017.10.20 14:21조회 수 29댓글 0

    • 글자 크기


      쓰러진 고목


            석정헌


강물처럼 흘러가는 세월 속

세상은 온통 혼돈 뿐인데

그래도 하늘은 짙 푸르게 높아 있고

숲은 이리저리 어지러운데

외롭게 버티던

고목 하나가 쓰러졌다


꿈결 같이 흔들리는 삶속에

혼자 숨겨둔 고독과 병마는

육신을 괴롭히고

숨결은 점점 약해지고

가끔 깊은 숨을 들이 마신다


나무는 부러진 가지 사이사이

여름내 푸른 잎을 피우더니

붉은 단풍 앞두고 

약한 비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넘어지고 말았다


양처럼 겸허하게

가슴에는 우뢰를 간직하고

호소처럼 잔잔한 삶을 살았건만

고독과 병마의 씨알갱이 들이

파먹은 육신 검게 변했고

하얗게 남은 작은 부분 부러져

들다만 단풍 그마져 시들어 가고

고달픈 삶 분화처럼 끓던 생

눈빛은 아직도 고통의 눈물 때문인지 반짝 거리고

꽉 다문 입술 할말이 남은 듯 움찔거리다

순간 스치는 얼굴의 평안함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569 사주팔자 2017.05.13 36
568 더위2 2017.05.12 36
567 비웃음 2017.05.09 1848
566 부처님과 수박1 2017.05.03 36
565 경적 소리2 2017.04.27 38
564 대통령과 47인의 낭인2 2017.04.21 74
563 빈잔1 2017.04.19 37
562 마음과 나이 그리고 망각 2017.04.17 43
561 짧은 노루꼬리를 원망하다2 2017.04.04 47
560 봄은 왔건만 2017.03.29 31
559 마야달력1 2017.03.25 31
558 또 봄인가2 2017.03.22 39
557 이제 좀 살자2 2017.03.15 60
556 봄 향기2 2017.03.13 111
555 상사화 2017.03.04 33
554 2017.02.25 83
553 2017.02.24 6450
552 망각 속에 다시 목련이 2017.02.22 34
551 영원한 미로 2017.02.11 38
550 기다림2 2017.02.07 74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