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향한 가을
석정헌
길섶 가에 멈춰 선 야생화
파아란 달빛 아래 시들고
스치는 바퀴 바람은
밤을 피한 저꽃을 다시 꽃 피울 수 있을까
태양의 배열이 괜찮은
영감 어린 화가의 붓
이별을 내놓기 위해
폭죽처럼 부푸른 상상
붉고 뜨거운 여름의 상처가 떠오른다
천갈래 향기 허공으로 고요히 흔들리고
서릿발 같은 햇살
자신의 생은 꽃을 향해
차가워진 허공에 묻었고
그마져 무너진다
이제 정조준 했든 심장을 걷어내고
허공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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