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어머니(15)

Jenny2016.11.01 20:30조회 수 22댓글 0

    • 글자 크기

나의 어머니(15) / 송정희

 

공설 운동장에서 운동회를 하던 날

어머닌 빨갛고 흰색의 넓은 머리띠로

내 머리를 묶으셨지요

 

양쪽 눈꼬리가 일본 무사처럼 올라갈 만큼

머리를 쫑쫑 땋아 그 꼭대기에

그 머리띠를 묶으셨지요

멀리서도 날 찾기 쉬우시려고

 

확성기로 점심시간을 알리자마자

어머니는 날 금새 찾으시고 동생들과 함께

나무 그늘에서 점심을 먹었지요

 

김밥, 삶은 밤과 계란

계주에서 1등을 한 영민이는

쌔빨게진 얼굴로 사이다를 들이키고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자랑스러우셨지요

 

나는 꼴찌만 면하려고 안간힘을 다했습니다

너무 잘뛰는 영민이와

너무 못뛰는 나

어머니께 꼴찌로 뛰는 모습 안보여드려서

너무 너무 기쁜 운동회 였지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96 시월이 남긴 것들 2019.11.01 31
995 할로윈의 밤 2019.11.01 31
994 9월을 보내며2 2019.09.26 31
993 2019년 1월 월례회를 마치고2 2019.01.14 31
992 허리통증2 2018.09.06 31
991 새살짜리 나의 레몬 트리 2018.07.18 31
990 날 이기는 에보니3 2017.06.15 31
989 오이꽃2 2017.05.02 31
988 족욕2 2017.05.01 31
987 부정맥 (9) 2016.10.20 31
986 간밤의 꿈 2020.03.09 30
985 오늘 나는 2020.02.27 30
984 부러우면 지는거다 2020.02.10 30
983 비 내리는 밤2 2019.08.02 30
982 친구사이 2019.04.17 30
981 오늘의 소확행(유월 십삼일)1 2018.06.13 30
980 알렉스를 추억하다(1)2 2018.03.09 30
979 자스민 향기1 2017.07.31 30
978 필연2 2017.06.14 30
977 정아 할머니2 2017.01.25 3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