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너의 이름

송정희2020.01.16 11:10조회 수 38댓글 1

    • 글자 크기

너이 이름

 

답답한 벽에 내 작은 창을 만들어

그 창문을 살짝 열고 네 이름을 부르리

차가운 밤공기를 달려 내게로 와 줄 그 이름을

유난히 비가 많은 이 겨울에도

눅눅치 않을 너의 그 이름

 

너무 뻥 뚫려 허허로운 그런 밤이면

내 작은 창을 다시 닫아 걸고 넓고 단단한 벽 너머에

네 이름을 던져두고 난 아무렇지도 않은 열굴로

나쁜 사람도 좋은 사람도 아닌 외계인처럼 살것이다

 

너의 이름은 또 다른 나의 얼굴이었다

꽁꽁 숨겨 놓아도 늘 날 찾아 나의 부름에 달려오는 그 이름

그리움 가득 하루가 지날 즈음

다정한 너의 이름을 불러 이른 저녁을 먹는다

 

사방에 어둠이 내리면 슬그머니 내 침대 모서리에 다가 앉은 너의 이름

부르지 않아도 찾아오는 너의 이름이 있는 나의 밤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따순 겨울밤이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한용운의 '님'이 반드시 에로스 님만은 아니듯,

    정희씨가 부르는 이름은 어떤 존재들 인지...


    그 이름으로 '을씨년 겨울'이 '따쓰한 겨울'로 재탄생하니

    이 또한 지상에 생명을 둔 자들의 축복이겠지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36 피터(Peter)1 2017.04.23 19
1035 피아노조율사 2018.05.07 19
1034 플로렌스 2018.09.14 7
1033 풍요한 삶 2018.10.29 18
1032 풍기역과 엄마 2018.08.25 16
1031 풋내1 2017.08.15 24
1030 풀장의 풍경 2019.01.16 16
1029 풀장의 동쪽 2019.07.30 17
1028 풀떼기 반찬들 2019.09.04 20
1027 푹 쉬었던 어제 2020.02.14 39
1026 폴리의 추억 2017.02.17 14
1025 폭죽놀이와 까미 2020.01.01 10
1024 폭우 2016.10.20 12
1023 포롱이의 시선 2020.01.10 20
1022 포롱이와의 산책 2019.11.08 30
1021 포롱이 2018.11.11 11
1020 퍼머를 하고 2019.01.21 14
1019 파를 안 넣고 2019.03.24 9
1018 통증 2018.09.07 5
1017 통역이 필요한 아침1 2017.07.19 35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