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짧은 생
석정헌
손도 닿지 않는
한쪽 벽에 뚫린 작은 창
콩크리트 상자 속
20년을 자라지 못한 세상
한쪽 마져 짧다
상처와 상처의 부딫침으로
짧아진 한쪽 다리
억울함에 두드린 가슴
퍼렇게 멍들었고 부서져
귀퉁이 조금씩 썩어간다
불혹의 나이에
한쪽이 짧은 다리
아직은 어두운 세상
혼자만의 상처 감싸안고
쓰러질 듯 쓰러질 듯
끈기의 작은집 하나 짓다가
자라지 못한 세월
왼쪽으로 기운 어깨
짧은 다리 주저 앉아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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