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쫀한 놈
석정헌
숨죽인 하늘에 간간이 흘린
짙은 먹구름 아래
기어이 뿌린 폭우
길을 잃고 헤매는 8월의 가슴
비 그친 태양 아래 우두커니 서서
막차가 빠저나간 터미널처럼
식어버린 열기의 허무를 맞이하고
죄없는 반쯤 박힌 돌맹이 걷어차고
다시 생각한다
구원 때문일까
잊어버린 머리로 부딫쳐 오는
하지만 나와의 악연은 잊어버리지도 않고
사사건건 토를 단다
참지 못하고 되받아치는
내 꼬라지 하고는
열기로 붉어진 얼굴 부끄러워 피하고 만다
얼얼한 발가락
돌아서는 발길 휘청거리고
그저 한심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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