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웃기는 허수아비

석정헌2019.09.16 15:00조회 수 52댓글 2

    • 글자 크기


     웃기는 허수아비


             석정헌


이제 겨우

누런 벼이삭 여물어 가는 벌판

미운 참새 한마리 쫓아버릴려고

세우려던 허접스런 허수아비

제대로 한번 서보지도 못하고

거친 바람에 밀려 꼬꾸라지고

바닥에 몇번 딩굴다가

넘어진 것 억울해한다


질서 정연한 벼이삭 사이 

벼보다 큰키 건들거리다

악을 써가며 벼들을 괴롭히는

줄을 이탈한 피를

제 응원군인줄 알고

도움 청하고 쓸쩍 기대어

일어서려 애써며 헐떡거리다

뽑혀버린 피를 원망하며

넘어지고 엎어지며 

정신 차리지 못하고

겨우 쭉정이벼 몇줄기 밟아버리고 

종내는 널부러지고 말았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고국에 가을 들녁을 그리고 계신가 보네요


    풍성한 들판에 홀로 서서

    알곡을 지키려는 허수아비는

    농부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친구겠지요


  • 석정헌글쓴이
    2019.9.20 19:15 댓글추천 0비추천 0

    요사이 참새들 잘 안 속는답니다

    누런 벌판 고개숙인 이삭 가을 바람에 흔들리고

    간혹 뛰는 메뚜기 아직은 뜨거운 태양.....

    그립습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49 아주 더러운 인간4 2017.08.24 51
748 저무는 역에서 마지막 열차를 기다리며2 2015.12.29 51
747 거짓말1 2018.02.14 50
746 술 있는 세상 2015.03.10 50
745 창밖에는 2015.02.09 50
744 크리스마스, 따뜻한 귀퉁이 2022.12.16 49
743 배롱나무4 2022.07.08 49
742 그리움은 아직도1 2021.03.06 49
741 가을을 떠난 사람 2020.09.23 49
740 부끄런운 삶1 2020.07.31 49
739 타는 더위2 2019.07.16 49
738 지랄하고 자빠졌네 2019.05.18 49
737 봄 소풍 2019.04.15 49
736 괘씸한 알람1 2017.11.23 49
735 그믐달2 2017.09.19 49
734 제 몸을 태우다 2015.11.13 49
733 지는 2015.02.28 49
732 아픈 사랑 2022.12.28 48
731 똥 친 막대 신세5 2022.01.15 48
730 이제 어디로 , 가을에 길을 묻다3 2021.10.07 48
이전 1 ... 5 6 7 8 9 10 11 12 13 14...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