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니 (1) / 송정희
에보니는 나의 고양이
여섯살 숫놈
성격이 온순하지만 자기 중심적이다
안보는 듯해도 나의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있다
두살 반때 내게 입양된 에보니
전에 살던 집에서는 집 밖 출입을 했었나보다
늘 밖에 나가고 싶어 문 주위를 서성인다
내가 방심한 틈을타서 집을 빠져나갔다
집 주위를 서성이며 나를 약올린다
나갔다가 멀쩡이 들어온 적이 없다
지난 번에는 오른쪽 앞발을 길고양이에게 물려서
일주일을 걷지 못했다
밤새 비가 와서 거실문을 조금 열어둔다
혹시 들어올까 하고
억수같이 비가오는데도 밖이 더 좋은 녀석
배신감이 든다
들어오기만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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