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 (11) / 송정희
엄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그 때 내가 몇살이었는지 모르겠네요
할아버지의 사랑채 흙담이 큰 비에 무너지던 날
나는 두 동생과 그 방에서 놀고 있었고
증조 할머니는 수족을 잘 못쓰셔서 아랫목에 누워계셨지요
큰 소리도 없이 그 흙벽은 집 안으로 무너져
우리 삼남매에게 쏟아지던 날
어머니는 일하시다가 연락받고 달려오셨지요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서 흙더미 속에서 우리 셋을 꺼냈는데
누워계셨던 할머니가 안보이셨데요
아무리를 흙더미를 뒤져도 할머니는 안계셨지요
할머니는 이미 허우적대며 나오셔서
집 앞마루에서 집 앞마루에서 떨고 계시더래요
엄마가 그렇게 화내시는 모습 그 날 처음 보았습니다
당신 혼자 살겠다고 그렇게 나와 앉아있으니까 좋으시냐고
소리치며 우시던 모습을
엄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우리 삼남매를 햇님처럼 바라보시며
늙으신 어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어머니는 저의 영원한 햇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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