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도서관 (2)

Jenny2016.10.20 09:26조회 수 23댓글 0

    • 글자 크기

도서관 (2) / 송정희

 

모두 영어로 된 제목들이 칸칸히 세워진 진열대에서 넘실댄다

파도가 밀려오든 순서대로 넘실대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지식의 바다가 나는 두렵다

 

크고 작은 파도 사이로 사람들이 비틀댄다

아주 길고 높은 파도가 앞으로 오며

물 속 깊히 가라앉았던 귀한 것들을 끌어내온다

사람들이 그걸 건져 제 것마냥 우쭐댄다

 

어디서부터 그 파도가 시작되었는지

얼마만큼의 거리를 넘실대며 해안까지 왔는지

그 파도는 이제 알알이 부서져 바다향기 품는 거품이 되었다

 

나는 오늘도 그 지식의 바다에서

파도가 부서진 거품의 향기에 취한다

오래된 책에서 바다냄새가 난다

귀에 대보니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그렇게 나는 바다 한 가운데에 들어왔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16 아침풍경1 2019.12.13 35
115 오늘의 소확행(1월20일) 2020.01.21 35
114 2월이 부쳐 2020.02.02 35
113 부정맥 (9) 2016.10.20 36
112 나에게 주는 선물1 2017.03.19 36
111 새소리 2017.03.30 36
110 자스민 향기1 2017.07.31 36
109 여성난1 2018.01.09 36
108 건망증 2019.10.01 36
107 할로윈의 밤 2019.11.01 36
106 시월이 남긴 것들 2019.11.01 36
105 아프리칸 바이올렛 잎꽂이 2020.02.25 36
104 2월을 보내며 2020.03.02 36
103 이만하면 2020.03.07 36
102 문학회 모임 (오월 이천일십칠년)2 2017.05.08 37
101 나의 새 식탁2 2017.06.21 37
100 배롱나무꽃1 2017.08.18 37
99 기다림1 2018.02.19 37
98 나무에 치는 파도 2019.04.27 37
97 겁이 많은 강아지 까미 2019.09.20 37
첨부 (0)